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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놀을 뒤돌아보며-CASPER 연수후기
2009년 9월 10일! 1년 전, 모놀에 가기 위해 비행기에 올랐다. 호주까지의 연계연수를 무사히 마치고 일년이 지난 지금, 모놀에서 공부했던 내가 너무나 그립고 다시 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큰 기대 없이 떠났던 모놀! 바기오! 필리핀이어서 난 처음 도착했을 때 실망도 만족도 하지 않았다. 그냥 덤덤하게 모놀 관계자 분들을 만났고, 룸메이트가 생겼고, 선생님들과 수업을 했다. 도착해서 며칠은 모놀 스케줄에 적응하느라 개인공부를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난 여자라 서 잘 모르겠지만 이건 군대만큼, 아니 더 힘든 생활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아침 6시30분에 눈뜨면서 시작하는 모닝클래스, 출석체크와 수업을 진행하고, 그리고 나서 아침을 먹고 세면 후에 8시부터 수업이 시작된다. 8시 수업을 시작으로 오후 6시까지 정신 없이 수업에 참가해야 하고, 저녁을 먹고 나면 자율학습을 2시간 해야 한다. 꽉 짜인 하루 스케줄을 마치고 나면 밤9시가 된다. 밤 9시 이후에도 숙제와 복습, 예습을 하고 나면 거의 밤12시에 잠자리에 든다.
모놀은 평일에 외출이 안 된다, 주말에만 외출이 가능한데 황금 같은 주말에 패널티로 받은 자율학습을 채워야 외출을 할 수 있다. 처음엔 패널티가 무서워서 억지로라도 참석했던 모닝클래스, 나중에는 귀가 트이고 영어가 조금씩 들리고 수업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다. 30분간의 짧은 수업이지만 회화에 중요한 문법이나 틀리기 쉬운 발음을 확실히 잡을 수 있었다. 모닝클래스는 매주 금요일에 시험을 쳤고 통과하지 못하면 이것도 주말 자율학습 패널티였다.
모놀에서는 영어만 사용해야 한다. 심지어 친구들끼리도, 처음에는 친구들과 단어로만 하던 영어들, 답답하면 한국말이 튀어나온다. 하지만 그때마다 귀신같이 나타나는 매니저들, 적발되면 이것도 주말 자율학습 패널티다. 그래서 나는 쉬는 시간에 주로 친구들보다 선생님들과 이야기 하고 어울리려고 노력했다. 나중에는 날 모르는 선생님이 없을 정도로 선생님 거의 모두와 인사하고 대화를 나누며 지냈다. 쉬는 시간에 선생님들과 대화 중에도 선생님들은 계속해서 내 틀린 단어나 문법을 고쳐주며 대화를 한다. 영어가 서툰 내 영어 때문에 선생님들을 똑 같은 말을 몇 번을 반복하고, 또 천천히 또박또박 말해주는걸 보면서 선생님들이 날 얼마나 생각해주는지 느껴진다.
이게 모놀에서 공부하는 큰 장점이었다. 내가 찾아 다니지 않아도 모놀에서 얼마든지 영어로 수다 떨고 궁금한 것들을 질문할 수 있었다. 이 밖에도 모놀은 정규수업 후에 자율학습과 개인공부로 잠들기 전까지 영어 공부를 해야 한다. 대부분 이 시간에 수업시간에 내준 숙제와 복습, 예습 등을 하고 이러한 과정들은 정말 중요했다.
내가 모놀에서 제일 좋았던 것은 음식이었다. 덕분에 여학생들은 살이 많이 찐다. 매번 식사 때마다 고기반찬이 나오고 2가지의 국이나 찌개가 나오고, 샐러드와 야채, 과일은 기본이며 밥도 한국식 쌀밥이었다. 밥이 맛있어서 군것질 안 해도 살이 저절로 찐다. 하지만 난 군것질도 완전 폭풍으로 했었다. 공부하면 왜 그렇게 단것이 먹고 싶은지~ 매일 초콜릿과 빵 과자 음료수를 끼고 살았다. 정말 달고 싸기 때문에 부담 없이 즐겼는데 아직도 잊지 못한다.
난 영어공부는 중학교 때부터 포기했었다. 하지만 대학 때 취업을 하기 위해 토익의 압박에 영어를 다시 했지만 영어의 벽은 너무나 높고 단단했다. 워낙 문법의 기초가 없었고 스펠링에 약했다. 하지만 필리핀에서 영어 공부로 이젠 토익에서 LC는 400을 가뿐히 넘는다. 필리핀에서 귀만 트여서 가야겠다는 목표는 달성했는데 문법도 더 열심히 공부할 걸이라는 후회도 남는다.
난 필리핀 4개월 후에 호주워킹도 다녀왔지만 모놀에서만큼 영어를 공부할 수 있는 곳은 없었다. 원채 의지박약이라서 호주에선 일과 여행, 놀기에 바빠서 공부하진 않았다. 그래서 결국 4개월 만에 호주워킹을 접고 돌아와서 한국에서 문법과 토익 공부를 다시 하고 있다.
어학연수의 경험이나 체험이 아니라 오직 영어 때문에 호주나 캐나다를 가려 한다면 난 필리핀의 바기오 모놀을 추천한다. 그 비용이면 필리핀을 충분이 다녀올 수 있고 영어도 호주나 캐나다보다 몇 배로 더 많이 배울 수 있다. 내가 만일 다시 연수를 간다면 가기 전에 많은 것을 준비하고 노력하겠다. 준비하고 노력한 만큼 영어를 많이 배울 수 있고, 영어가 되야 연수도 즐거워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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